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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육아를 체감하다

SIDNEY 2020. 12. 2. 21:43

4화 육아를 체감하다

 

긴 조리원 생활이 끝났다. 조리원 퇴원 날 부인과 시드니를 모시기 위해 조리원으로 향했다. 이 날도 비가 왔다. 도착하여 지하 주차장에서 부인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법 엄마라는 아우라가 생긴 듯하다. 그리고 시드니가 나의 아들이라는 것은 여전히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그때까지는 실감이 안된듯하다. 아니면 관계가 정리되고 사랑이라는게 쌓이기 전이라 그런가, 자식을 낳았다고 뿅하고 깊은 유대감이 생기는게 아닌 만들어 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시드니를 꽁꽁 싸매고 우린 차에 짐을 우겨 넣고, BCG 접종을 위해 덕천 미래로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 1차 똥 폭탄을 맞고 제법 당황했고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아빠와 몇 개 더 아는 초보엄마에겐 기저귀 가는 것조차 힘들었던터라 이 상황을 준비하지 못해 빠르게 집으로 복귀하였다.

 

'덕천 미래로병원은 경피형 주사를 매주 수요일 오전에만 진행한다. '

 

'병원에서 똥 폭탄을 맞고 기저귀를 가는데 손도 어색하고 나는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터라 기저귀하는게 하루종일 걸렸다. 아기들이 오는 병원에서 아기가 우는데도 왜 이리 눈치가 보이는지, 그 동안 아기 우는 소리에 인상 찌푸린 내가 후회되고 반성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와 시드니를 재우고 우린 1년 동안 참고 참았던, 초밥으로 컴백 식사를 했다. 부인이 임신기간 가장 먹고싶어했던 음식이었는데 퇴소하자마자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주문해두었다. 시간이 얼마 흘렀을까. 이제 겨우 점심 때가 지난 건가 .... 육아라는게 처음으로 턱하니 체감이 되었다.

 

'시드니가 깨면 어쩌지 눈치를 본다고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었고, 소화도 잘 되지 않았다 ' 

 

맛을 눈으로만 음미한 케이스

 

'이 때 감정은 두려움이었던 듯 하다. 육아는 생각과 달랐다. 사라진 자유, 모든 행동에 제한이 걸렸고, 오로지 시드니에게만 우리의 24시간을 쏟아야하고, TV조차 못보는 것. 정신이 붕괴하는 소리가 들렸다 ... '

 

이 날 우린 총 5번의 똥폭탄을 맞았는데 이건 겨우 시작이었다. 내가 느낀 육아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끝이 없는 노동인 걸 깨닳았다. 그래서 고생하는 사람에게 인정과 배려가 필요하다 생각한다. 육체 뿐만 아닌 정신적인 고된 노동이다.

 

기저귀 가는 법을 배우고, 안아주고, 분유를 먹이며 울음소리에 적응하려 애썼다. 젖병 씻기를 비롯해 새로운 걸 배우고, 부인의 배려 덕에 새벽에 조금 잤지만, 상상을 초월한 스트레스로 인해 좌절하고 싶기도 했다.

 

'겨우 출근했다 ... 육아의 현실에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듯 하다. 앞으로 잘 이겨나갈 수 있을까 ?'

 

감당 할 수 있을까 ? 라고 느꼈다.. 잘 수 있을 때 자둬야 했다 ...

 

Posted by sidney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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