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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날에드라마여성병원'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20.11.25 1화 : 출산과 짧은 병원 생활 (feat. 코로나)

1화 : 출산과 짧은 병원 생활 (feat. 코로나)

 

2020년 7월 10일 오전 10시 54분, 3.39kg / 49cm, 37주 6일 코로나로 한참 온 세계가 들썩일 때 부산 동래에 위치한 "좋은날에드라마여성병원"에서 Sidney는 태어났다.

 

이 날 폭우를 뚫고 아침 일찍 병원에 도착하였는데 먼저 도착하여 수술실 앞에서 여유만만한 부부와 달리 우린 매우 초조한 가운데 Sidney를 맞이 하였다. '나중에 물어보니 둘 째였다' 출산 시간 대에 맞게 제왕절개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앞에 긴급 건이 있는 바람에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맞추었다.

 

새벽부터 슬기로운 병원생활과 조리원생활을 위한 노트북과 다리마사지기

 

나는 아쉽게도 코로나 때문에 수술실에 들어가지는 못하였다. 수술실 밖에서 한참을 기다린 끝에 간호사의 부름을 받아 옆방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아직도 생생하다. 처음 듣는 울음소리와 함께 병실문이 열리며, Sidney와 함께 간호사가 들어왔다. '사실 이 때 수술실에 들어가서 탯줄을 자르는 줄 알고 있었기에 다른 사람의 아기인 줄 알았다'

 

양수를 먹은 탓에 순대 자르 듯 탯줄을 급히 자른 뒤 손가락 발가락 확인 후 후다닥 나갔는데 이때 사진을 못 찍은 걸로 부인에게 한 동안 욕을 먹었다. 곧 수술을 마치고 부인이 들어왔다. 결혼 생활 5년, 연예 1년 그 동안 내가 병실에 누워 있었던 적은 2번이 있지만, 부인이 누워 있는 건 처음이라 무척 마음이 쓰렸다.

 

간호를 하며 어른들에게 Sidney 탄생을 전하기 바쁘게 의사쌤이 들어왔다. "모든 게 잘 되었습니다" 라는 말을 듣고 안심을 하였다. 늦은 오후가 되어서야 병실이 비어 올라가게 되었는데 다행히 1인실이 막 비었다. 내가 잘 곳도 따로 있고, 화장실도 안에 있어 나름 만족하였다.

 

정신없는 하루 저녁까지 부인의 출산 당시 상황을 들으며 면회 시간만 기다렸다. '뭐 대충 제왕절개를 하는데 마취가 잘되어서 수술한지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Sidney를 꺼내 축하합니다 하고 안겨줬는데 양수에 부어서 부은 얼굴만 생각난다 등 이었다'

 

면회는 아침 및 저녁 이후 1시간 동안 자유로이 하루 2회가 주어졌는데, 첫 면회 때는 부인이 걷지 못해 혼자가서 영통으로 Sidney의 모습을 보며 구석구석 누굴 닮았는지 얘기하였다. 직후 가족에게 따로 사진을 보냈고, 이 때 엄마는 내게 아빠가 된 소감을 물었는데 여전히 현실감이 없어 감동은 주지 못했다.

 

MY SIDNEY

 

그렇게 면회 종료 15분 전 한번 더 내려가 얼굴을 보고 돌아와 바쁜 첫 날을 마무리 하였다. 둘 째 날은 생각 이상으로 피곤 했다. 제왕절개 후 진통제란 진통제는 모두 사용하고 있었지만 그 고통은 여전히 강했던터라 간호사분들이 고맙게 새벽에 자주 방문해주었다.

 

병원에서의 짧은 기억 중 밥은 참 맛이 없었는데 역시 병원 출산 직후라 그런지 미역국만 매번 다른 버전으로 나왔다. '엄청 싱거웠다' 코로나 방역지침으로 1층 편의점 말고는 어딜 갈 수 없었지만 그나마 거기라도 갈 수 있어서 우리 부부는 살았다. 병원에서의 하루는 면회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아침부터 면회를 꼭 가기 위해 부인은 고통을 참고 걷기 연습을 시도하였고, 덕분에 병원 구석구석을 탐방했다. 샴푸실도 발견하여 머리를 감은 채로 아침 면회를 갈 수 있었다. Sidney를 처음 본 유나는 실수로 소리를 질렀는데 이 때 경고를 먹었지만 마냥 행복해 했다.

 

이 후 신생아실에서는 신생아 검사지 작성 및 제출을 요구하였는데 "지스캐닝"을 할 지 말지 고민한 끝에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지스캐닝이란 유전자 검사인데 300가지 항목에 대해 이상 유전자를 검사하는 것으로 지스캐닝 플러스의 경우 1000가지 항목으로 넘어간다.

 

지스캐닝 결과는 일주일 정도 소모된다

 

보통 마음에 걸리면 지스캐닝 기본만 하며 가격은 20만원 대 플러스의 경우 80만원 대로 기억한다. 고민하고 우리에게 의사쌤이 들어와 자긴 했다고 안심시켜주었는데 다시금 고맙게 느껴진다. 이 후 우린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명리학 박사에게 Sidney의 이름을 의뢰하였다.

 

한 시간 동안 사주풀이에 대해 그리고 명리학에 대한 지겨운 강의를 들어야만 했지만 Sidney의 사주풀이가 부인의 바램과 맞아서 다행이었다. 다만 Sidney가 크는데 엄마의 영향력이 중요하다고 해서 왠지 서운했다. 그리고 병원 마지막 날이 다가 왔다.

 

드라마 병원 내부방침 상 코로나로 인하여 남편은 2박 3일 12시까지 병실에 있을 수 있어서 부인의 퇴원을 끝까지 못 보고 도중에 집으로 강제 복귀해야만 했다. 이 날 샴푸질을 해주고 오전 면회를 함께 가며 왠지 오래 머문 곳을 떠나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 와 가벼운 마음으로 나의 20년 동안 없을 마지막 자유의 시간을 즐길 준비를 하였다. 부인은 제왕절개라 일주일 입원 후 2주 간 산후조리원 생활을 하는데 난 방학 아닌 방학을 맞이하여 행복했다. 

 

내용 중 궁금한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세요 ~

Posted by sidney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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